[기술장터] 잠자는 대기업 특허를 깨워라 [매일경제 2006-09-27 15:11] 'KT-나랏글'이 중소 휴대폰 부품업체들에 반가운 단비가 되고 있다. 이 기술은 그 동안 휴대폰에 적용하는 한글입력 방법이 일반적인 한글 워드프로세서의 한글 입력체계와 크게 달라 사용이 불편했던 것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즉 훈민정음 제자원리에 기반해 '재출 키버튼 조작'을 수행해 사용자 편이성을 극대화한 한글입력 장치ㆍ방법이다. 예를 들어 'ㅅ'에 선을 그으면 'ㅈ', 그 위에 선을 더하면 'ㅊ'이 되는 식이다. LG 휴대폰에 널리 적용돼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하다. KT는 지난 4월 휴면특허거래 시스템(sp.ntb.or.kr)이 처음 개통될 때 휴면특허 375건을 제공한 후 적극적으로 중소기업에 이전하고 있다. 지난 5월 한국기술거래소 상설기술거래시장인 '텍컴마트21'에 출시한 전자식 전화형 키패드를 이용한 한글 코드 입력방식 'KT-나랏글'은 최근까지 29건에 이르는 이전(통상실시권)계약을 체결해 휴면특허 이전을 통한 대ㆍ중소기업 상생협력의 대표 사례가 되고 있다. KT는 '나랏글' 특허기술을 중소기업에 이전할 때 계약기간(3년)에 무상으로 초기계약금(Initial Fee)으로 통상실시권을 허용하는 한편 해당 제품을 상용화해 매출 100억원을 올리기 전까지 통상적인 수준보다 저렴한 경상기술료(Running Royalty)를 받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황윤선 KT 과장은 "중소기업들이 CDMA 휴대폰과 와이브로폰, TV용 리모컨, 내비게이션, 가시광선측정기 등 다양한 단말기에 널리 사용하고 있다"며 "휴면특허가 쓸모없는 특허라는 인식이 있는데 기업이 핵심 특허를 공개해 많은 기업의 협력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들은 공짜에 가까운 가격으로 핵심 기술에 대한 실시권을 얻어 매출 증대를 꾀할 수 있고, 시장점유율이 높은 한글 입력방식으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얻고 있다. KT도 이 사례를 계기로 단말기 한글 입력방식을 일원화해 고객의 편리성을 높이고, 특정 중소기업에 한정된 혜택이 아니라 한글 입력방식이 필요한 단말을 제조하는 다양한 중소 제조기업에 기술사용료 부담을 경감시키는 혜택을 주었다. KT는 28일 COEX 기술혁신대전 행사에 참여하는 한국기술거래소 텍컴마트21(신관 아셈홀 203호)에서 KT-나랏글 기술을 포함한 7개 특허기술 이전을 위한 중소기업 상담을 한다. 한국기술거래소는 전경련과 함께 대기업들이 자발적으로 특허를 공개하는 길을 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7일에는 산업자원부와 전경련 주최로 '대기업휴면특허 이전 활성화 포럼'을 열었다. 이날 삼성코닝과 LS전선, LG생활건강 등 대기업들이 휴면특허 발굴과 이전 활성화에 동참하겠다면서 한국기술거래소와 업무협약식도 개최했다. 포럼에 참석한 손영복 한국기술거래소 사장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사장되기 쉬운 대기업 우수 휴면특허를 발굴해 중소기업에 유상으로 이전하는 것은 대기업의 유휴 기술자원을 활용하는 동시에 중소기업의 기술사업화를 촉진하는 대ㆍ중소기업 상생 협력의 성공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삼성코닝과 LS전선, LG생활건강은 대기업 휴면특허 이전 활성화를 위해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휴면특허를 적극 발굴해 제공하기로 했다. 현재 LG생활건강은 1차분 휴면특허 정보 23건을 제공했고, LS전선은 해외특허를 포함해 144건의 특허정보를 제공했다. 삼성코닝도 60여 건의 휴면특허 선별작업을 진행중이다. < Copyright ⓒ 매일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