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성공요인의 하나를 꼽으라면 차별화된 기술력이라고 생각된다. 기술력의 원천은 R&D 센터에서 나오는 것이라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과 세계의 시장으로 부상 함에 따라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에 R&D센터를 현지화 하는데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 우리의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견기업들도 이러한 추세를 중시하여야 한다고 본다. 중국진출 초기 한국기업이나 일본 기업들은 자체의 기술이나 노하우가 유출 될 가능성과 현지의 여러 가지 제약조건 때문에 대부분 R&D 센터는 자국에 두고 중국에서는 생산 혹은 조립만 하는 전략을 채택하였다. 그러나 일본은 2000년을 넘어서면서 R&D에 대한 현지화 없이는 중국 내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중국으로 R&D센터를 대대적으로 이전하였고 이러한 추세는 계속되고 있다. 우리의 글로벌 기업들을 중심으로 중국 내에 R&D 센터를 신설하거나 투자를 강화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여기서는 우리 기업들의 중국 내 R&D 센터 현지화의 필요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중국에 R&D 센터를 설치하는 주요 목적은 중국시장 공략을 위한 것이다. 중국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중국 소비자들의 시장 욕구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그것을 바로 디자인과 생산에 반영시키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따라서 R&D 센터를 국외에 둔다면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 할 수가 없다. 특히, 신제품을 개발하여 테스트 마케팅을 하는 경우 현지에 R&D 센터를 두면 시간과 비용을 절약 할 수 있다. 둘째, R&D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재이다. 중국에는 잘 교육 받은 양질의 우수한 인력 자원이 풍부하다. 한국의 대졸자들에 비하여 우수한 능력을 가진 인재를 저렴한 비용으로 채용 할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인 조건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한국에서 보다 R&D 에 소요되는 비용을 절감 할 수 있다. 셋째, R&D 분야도 글로벌 기업과 중국기업들이 한판 승부를 거는 격전장이다. 경쟁 치열한 중국 R&D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R&D 센터를 국외에 두고서는 경쟁에서 불리하다. 또한 중국의 역량 있는 R&D 센터와의 전략적 제휴와 교류도 중국 현지에 R&D센터를 두도록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넷째, 중국의 기술표준에 적응하거나 각종 국가 공인 인증을 취득하는데 R&D 센터가 중국에 있으면 유리하다. 중국은 WTO 가입을 전후하여 제품의 제조와 사용에 대한 법적 제도적 정비가 이루어졌다. 특히, 기술표준, 안전표준, 환경표준, 형식승인 등이 강화되고 있어 R&D 센터를 국외에 두고서는 정보의 취득과 변화에 대한 즉각적 대응 그리고 기술인증을 취득하는 데에 불리하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 다섯째, R&D센터를 운영하면 중국 정부로부터 정책적 우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중국 정부의 다양한 정책적 우대를 하고 있는 고급신기술개발구에 유리한 조건으로 입주 할 수 있고 세제, 토지사용료, 전력 우선 공급 등 다양한 방면에서 우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점도 R&D 센터를 중국 현지에 설치하도록 하는 유인책이라 생각된다. 특히, 자동차, 정보통신, 철강 등 대규모 투자가 수반되는 중앙정부 비준 업종은 R&D 센터를 설치하여 생산 제품 관련 신기술 개발을 병행하지 않으면 투자허가를 아예 해주지 않는다. 이는 선진국의 고급기술을 중국이 체득하기 위한 전략이 깔려 있는 R&D 유치 정책이라 생각한다. 중국 내에 R&D 센터를 설립하여 단순히 운영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고 운영하느냐에 R&D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하겠다. R&D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우수한 고급두뇌를 확보하여 충분한 실험설비나 장비를 제공하여 연구환경을 조성해주는 일이다. 또한, 성과를 정확히 측정하여 적절한 보상을 해주는 보상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은 기본이다. 중국 내 R&D 센터의 설립과 운영은 우리의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견기업도 자사의 역량에 맞게 운영한다면 적은 비용으로도 큰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 전경련 중소기업경영자문단 자문위원 조평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