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도매라 함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고객에게 직접 판매하지 않고 소매상이나 다른 상인 또는 다른 기관 등 상업적 사용자에게 판매하는 사람이나 조직의 행위를 말한다. 도매는 생산자(공급자)와 고객(소매상) 모두에게 유통경로기능을 수행한다. 도매의 기능은 생산과 소비자의 불일치를 조화시키는 경제적 활동에 의해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많은 한국기업들은 중국의 도매상을 찾아 한국이나 중국에서 제조한 상품이나 각종 소프트웨어 혹은 서비스를 중국시장에 팔기를 원한다. 특히 중국은 외국인데다가 지역적으로 넓고 아직 덜 성숙된 시장경제 체제 하에 있기 때문에 도매상의 필요성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의 구미(口味)에 들어맞는 도매상을 구하기는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중국측 파트너가 될만한 자격을 갖춘 대리상을 만나기가 쉽지 않고 이러저러한 경로를 통하여 소개 받거나 발굴하였다고 하여도 상대에 대한 정보나 자료가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중국내수시장에서 대리점 역할을 담당하는 도매상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속임수와 변칙에 능수능란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들에게 맞짱을 뜰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지 않으면 쉽게 그들의 페이스에 말려들어가 손해를 보게 된다. 중국의 도매상들은 기본적으로 외상으로 물건을 들여와서 그것을 팔아 대금을 지급하는 형태를 선호한다. 이것은 중국의 개방 초기 자본이 없는 상인들이 사업을 시작하면서 생긴 관행이 아닌가 하고 생각 한다. 아주 잘 팔리고 이익이 많이 나는 제품이라면 모르겠으나, 이런 거래 조건이라면 수금하는데 문제가 발생 할 소지가 농후하다. 중국 현지의 공장이나 중국 내수판매를 하는 분야에 종사하는 한국관리자들은 한국의 본사나 중국현지의 책임자들로부터 매출독촉에 시달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수금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유혹에 빠져 밀어내기로 눈앞의 실적을 달성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얼마 지나지 않아 부실화되어 미회수 채권으로 편입된다. 그렇지 않아도 중국과의 거래에서는 마진이 아주 적거나 출혈거래가 대부분인데 이런 경우가 자주 발생하다 보면 회사는 중국시장에 대한 불신이 가중되고 엄청난 손실을 입어 회생불능으로 전락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자리한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중국의 광동성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참가해 보거나 혹은 浙江省 이우시(義烏市)에 있는 도매 상점들을 살펴보면 깜짝 놀랄만한 품질과 가격으로 상품들이 거래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제조업의 호황으로 어떤 분야는 생산이 과잉 되어 혹은 동종업계내의 과당경쟁으로 인하여 직접재료비 이하로 덤핑으로 물건을 출하하는 경우가 많다. 중국 내수기업들도 이제 생산보다는 유통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하였고 거대한 유통망을 가진 유통기업들이 막강한 파워로 제조업자를 통제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유통채널을 가진 기업들이 제조업체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공통된 추세이기는 하지만 향후 중국시장에서 유통업자의 역할과 영향력은 증가될 것은 확실하다고 생각된다. 중국이 WTO 가입 때 제시한 중국내수시장 대외개방 일정에 때라 이제 유통업도 제약이 따르긴 하지만 대외에 개방되고 있음은 유통업계 내에서도 상당한 판도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정된 경영자원을 가진 우리기업들이 넓고 큰 중국내수시장에서 성공하고 효율적인 진입을 위해서는 중국의 역량 있는 대리점이나 유통망과의 전략적 제휴나 파트너를 맺거나 자체적으로 유통망을 갖추는 일은 상당히 중요한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필자는 규모가 작고 지역적으로 한정되더라고 목표를 정하여 우리기업 스스로 유통에 뛰어들어가 보기를 권한다. 직접유통에 참여해 보면 소비자들의 욕구나 해당 산업에 대한 상관습 그리고 거래관행 그리고 업종의 변화를 피부로 감지할 수 있게 되는 장점이 있다. 유통 전문인력의 부족이나 기존 유통업체들의 견제나 훼방이 예상되지만 이를 극복하게 되면 해당기업은 중국 내수시장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역량 하나를 가지게 된 것임에 틀림없다. - 전경련 중소기업경영자문단 자문위원 조평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