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자적 자질을 가진 중국 공무원 최근 중국의 지방 정부 공무원 들이 한국의 기업 사냥에 나서고 있다. 한국의 기업 경영 환경이 악화 된 것을 눈치채고 중국 各省의 省長 級과 주요 도시 市長 심지어 이름도 들어 보지 못한 지방 현급(?級) 도시까지 한국을 방문하여 연일 투자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제 토지는 무상(無償)으로 제공하고 각종 우대조치(優待措置)를 약속하며 저인망(底引網) 식으로 우리의 중소기업을 쓸어가고 있다. 지난 30년간 우리 한국의 성장 동력(動力)을 한 순간에 잃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안타까운 마음 금 할 길 없다. 무차별적 유치와 중국진출 결정은 상당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이미 한국에서 경쟁력(競爭力)을 잃은 사업은 중국에 가서도 별로 경쟁력이 없어 대부분 실패할 가능성이 많은데 저러다가 중국에도 문제가 되고 진출하는 우리 기업들에게도 문제가 될 것임은 말할 나위도 없다. 한국에서 경쟁력을 가진 기업이 중국에 진출하면 성공 가능성은 높지만 우리의 알짜배기 기업이 중국으로 장소를 옮기면 우리는 실업 문제와 세수감소(稅收減少) 그리고 더불어 심각한 경제동공화(經濟洞空化) 현상에 직면하게 될 것은 뻔하기 때문에 이리저리 마음이 편하지 못하다. 더욱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우리의 첨단산업이 해외로 빠져나가는데도 누구 하나 붙잡을 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이다. 잘나가는 우리 기업이 해외로 나가고 나면 당장 실업이 발생하게 되고 각종 국가수입이 줄어드는데 어떤 지방자치단체장 혹은 세무서장이 만류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했다. 우리 산업의 구조적 변동에 대한 문제점은 다른 편에서 논하기로 하고 여기에서는 중국의 공무원들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자 한다. 필자는 지난 10년간 중국 현지에서 사업하면서 적지 않은 중국의 공무원들을 접해 보았다. 정부의 고위직에서부터 하급관리직 까지 다양한 부류를 만났다고 말 할 수 있다. 여러 경로(經路)와 그들과의 친교(親交)를 통하여 중국 공무원들의 내면을 살펴보는 기회를 많이 가지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중국에서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 정도의 사업을 하는 경우 중국의 고관(高官)을 만날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다. 그러나 우리의 市 혹은 郡과 區에 해당하는 기초단체 공무원들과는 매일 만나듯이 자주 만나게 된다. 중국은 공산 혁명 이후 국가의 기본통치 구조가 계획경제체제(計劃經濟體制)였다. 그리고 사회주의 체제의 특수성으로 정부의 행정 업무와 공무원들이 관할하는 영역이 우리의 그것보다 훨씬 광범위한 것 같다. 다만 우리의 대민 행정서비스 부문에 있어서는 우리가 중국보다 훨씬 앞서고 발달 된 분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필요 없는 제도를 많이 만들어 이런저런 증명서를 떼어 올 것을 요구하지만 중국은 그런 요구는 적고 비교적 합리적으로 시스템이 운영되기 때문에 대민 행정 서비스가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 않은 것 같다. 뭐니 뭐니 해도 중국공무원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해외 기업의 자기 관할 내 유치 활동이라고 생각된다. 중국 공무원들이 외자유치에 목숨을 거는 것은 공무원들의 능력은 주로 외자 유치액에 의하여 평가 되기 때문이다. 중국내부의 공무원 실적 평가시스템은 우리보다 합리적으로 잘 정비되어 있고 매년 외자유치 실적을 평가하여 인사에 바로 반영하기 때문에 효율적이고 과학적인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렇게 정부의 공무원들이 발벗고 나서서 적극 외자유치(外資誘致)를 하는 배경에는 국가는 국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는 중국의 계획 경제시스템 하의 국가운영체제에 연유한다. 사회주의의 기본은 국가가 반드시 국민들에게 공평하게 일자리를 제공해 주는 것이 기본적 임무이기 때문이다. 지난 25년간 개혁 개방 정책의 성공적 추진으로 농촌으로 부터 도시로 인구의 대량 이동은 오늘도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주용기 총리시절 많은 국영기업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숫자의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실업으로 인한 사회의 불안정은 사회안정에 엄청난 핵 폭탄이기 대문에 이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먹고 살게 해주는 일이 정부의 가장 중요한 업무가 되었다고 생각된다. 마침 중국의 인근 국가인 우리나라는 부동산 가격의 급등으로 공장 부지난(敷地難), 노사분규(勞使粉糾)와 물가상승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 그리고 원 부자재 가격 상승,그리고 정부의 각종 규제책 등으로 경영 여건이 상당히 악화되었다. 그리고 중국의 부상(浮上)으로 인한 우리 기업들의 중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중국은 한국기업의 유치에 열을 올리게 되고 우리기업들은 중국진출을 모색하게 되었다. 서로의 조건이 맞아 떨어지자 중국정부는 대규모의 투자 유치단을 이끌고 한국의 구석구석을 누비고 다니면서 한국기업중국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공무원들의 전문성 중국 공무원들은 우리와 공무원 운용체계가 상당히 달라 한 분야에 오래 종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 분야에 오래 근무하다 보면 자기분야에 대한 해박한 전문적 지식을 습득하게 되어 있다. 공무원이 한 분야에 오래 근무한다는 것은 문제점을 야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측면이 없는 것이 아니지만 중국 공산당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검증(檢證)시스템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상당한 청념성과 공정성이 보장 되는 것 같다. 우리의 행정 규정의 자구하나 때문에 면피성 규정 적용으로 머리를 굴리는 공무원은 중국에는 없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합리적이고 대승적인 관점에서 옳은 일이면 그 기조는 계속 유지 된다고 보면 틀림없다. 그리고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공무원 죽이기 식의 민원제기는 중국에는 거의 없다. 우리는 공무원들이 소신 있게 일 처리 하는데 장애물로 작용하는 것 중에 민원의 제기와 무고한 투서(投書)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공무원들이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어떤 꼬투리 하나라도 더 잡아서 자기에게 유리한 데에 써 먹거나 공무원의 신상에 오점을 남기도록 민원을 제기하고 못살게 구는 일이 허다하다. 이러다 보니 우리의 공무원들은 소위 복지부동 이니 하면서 소신 있는 행정을 펼치기가 쉽지 않다. 이런 시스템이 근본적으로 고쳐지지 않는 한 우리 공무원들의 적극적 행정 서비스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경영자적 소양을 가진 중국 공무원 중국 사람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장사와 사업에 대한 감각이 뛰어난 것처럼 보인다. 지방 관청의 말단 직원을 만나 보아도 우리 기업인들이나 가지고 있는 경영자적 사고로 무장 되어 있음을 금방 알아낼 수 있다. 중국정부 공무원들과의 업무 처리는 어쩌면 갑과 을이 존재하는 계약상의 협상이라고 여겨지리만큼 돈과 연관된 부분에는 양보가 없다. 대개의 공무원들은 문제의 핵심을 알고 있으며 순간적으로 협상의 내용을 돈으로 환산해 내는 엄청난 수리력(數理力)을 가지고 있다. 시골 면소재지 직원이라고 하여 우습게 보았다가는 낭패를 당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중국에는 만만한 공무원은 단 한 명도 없다. 중국 공무원들의 태생적 경영자적 태도와 법과 규칙을 시행하는 합리적 발상들을 우리의 공무원들이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국 공무원을 만나 그대가 추천 하는 지역에 투자하겠다고 제의 해보라! 해당 지역의 공산당 서기에서부터 시장이 나타나고 세무서정(稅務署長) 심지어는 경찰서장(警察署長)까지 이런저런 특혜(特惠)를 제의하며 한마음으로 환영한다. 물론 중국의 좋은 음식점으로 안내하여 투자의향이 있는 손님이 만족 할 때까지 술과 음식을 접대한다. 아무리 복잡한 인허가(認許可) 사항도 중앙정부의 허가사항이 아닌 한 한두 주일이면 끝난다. 간단한 기업 설립이나 제조업 공장 설립이라면 이제 한 주일이면 충분하다. 우리의 행정 시스템과 한번 비교해 보라 경쟁이 되겠는가? 한국공무원 그리고 대응방안 우리의 행정 내부의 결재 시스템 문제뿐만 아니라 환경문제, 주민들의 민원제기, 동종업계의 로비 등등 곳곳에 업무를 마비시키는 복병들이 적지 않다. 특히 사회에 만연한 도덕적 해이와 님비 현상의 확산은 국가 발전의 걸림돌로 대두되고 있다.물론 우리 사회는 민주사회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이익단체나 사회단체로부터의 여러 가지 문제의 제기가 정당하다고는 보지만,이기주의적인 국민들의 태도와 우리의 무책임한 행정 시스템과 중국의 시스템을 비교 해보면 우리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고 보면 문제가 크다고 생각된다. 중국의 무서운 추진력을 가진 경영자적 자질로 무장된 전문직 공무원과 우리의 몸보신에만 머리를 굴리는 공무원들과 비교해 보면 중국과의 적지 않은 교류와 대 정부적 협상에서 우리가 열세일 것 임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국가적 손해가 불을 보듯이 뻔하지 아니한가. 중국 공무원들의 역량을 높게 평가하는 사람으로서 우리의 공무원들이 중국을 배우는데 게을러서는 국가적으로 상당히 불리하다고 본다. 필요하다면 중국을 잘아는 인재를 과감하게 공무원으로 등용하여 중국과의 다양한 교류와 협상에 활용하는 정책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 전경련 중소기업경영자문단 자문위원 조평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