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투자지역의 선정 중국 사업을 추진하면서 가장 큰 고민 중의 하나가 투자 지역을 어느 곳으로 정(定)하는가 하는 문제 일 것이다. 중국은 참으로 넓고 다양해서 지역 선정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투자지역의 선정은 중국 투자 목적과 투자파트너의 선택 그리고 업종과 관련이 많다. 중국투자지역 선정을 크게 경제개발구(經濟開發區), 고신기술개발구 (高新技術開發區), 일반 도시지역(都市地域)이나 외곽지역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각각의 투자지역별로 투자기업에 대한 우대 혜택이 다르고 투자 환경도 다르기 때문에 투자기업의 투자목적과 자신의 경영자원을 평가하여 지역을 선택하게 된다. 투자 지역의 선정은 중국 투자가 인건비 절감을 위한 투자 일 경우에는 노동력의 질과 임금을 집중적으로 따져 원가 계산에 가장 유리한 지역을 선택하면 된다. 제3국 수출위주의 투자라면 원부자재의 조달과 수출입의 편리성을 고려하면 될 것이다. 만일 중국 내수시장진출(內需市場進出)이 목적이라면 투자지역 인근의 경제 상황과 시장의 규모 그리고 물류비의 절감과 내수 시장 개척에 유리한 지역을 선택하면 된다. 이처럼 중국투자의 목적에 따라 지역 선택은 달라 질 수밖에 없다. 1) 중국의 지방보호주의(地方保護主義) 중국은 우리보다 훨씬 더 지방자치(地方自治)가 확보 되어 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중앙집권적인 강한 측면이 있기도 하지만 지방 분권 또한 잘 되어 있어 지방보호주의가 강하게 작용하는 사회이다. 예를 들면 연고 없이 타 지역의 식품이 해당 지역에서 팔리려면 적지 않은 진입 장벽을 거치고서야 가능하다. “上有政策, 下有對策” 이라는 말과 같이 중앙의 정책이 지방에 내려와서는 상당히 왜곡(歪曲)되어 시행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각 지역 경제권의 특성에 따라 유 무형의 장벽이 존재한다. 물류비용의 부담 또한 적지 않아 오히려 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것이 원가 부담 면에서 적게 드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지방경제의 발전이 해당 지역민들의 생활과 밀접히 관련 되어 있어 타 지역의 기업에서 만든 물품이 자기 지역에서 광고 선전으로 잘 팔릴 경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것 같다. 해당 지역의 경제 발전을 책임진 공무원들의 폐쇄(閉鎖)된 관념과 꽌시(關係)로 엮혀 있는 기업인들과 공무원들의 결탁은 타 지역 제품의 진입을 어렵게 하는 한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역으로 이러한 지방 보호주의를 활용하는 전략도 펴 봄직하다. 즉 해당 지역에 진출하여 지방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거나 정책적으로 보호를 받으며 경쟁력을 키우는 방안을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특히 생산제품을 진출지역의 정부나 국영기업에 독점 납품 한다든가 하는 것은 진출초기 시장을 확보하는데 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2) 적지 않은 물류비 알다시피 중국은 대단히 넓은 지역으로 분산 되어 있어 하나의 경제권에서 타 권역으로 이동 하는 데에는 국가간의 장벽에 버금가는 운송의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중국의 갑작스런 개혁개방으로 물류비를 절감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인프라가 제대로 되어 있지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 중국 국내산 차량이나 수송기계 등은 고장이 잦아 유지비용이 만만치 않게 든다. 중국 내수 기업의 유통 마진의 절반 이상이 물류 비용인 경우가 많은 것을 보더라도 물류비의 절감이 내수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다고 하겠다. 일반적으로 중국의 정부기관이나 파트너는 수송에 대해서는 별문제 없다는 주장을 하지만, 진출 후 막상 현실적으로 부닥치다 보면 엄청난 물류비에 놀라게 된다. 다만 중국도 엄청난 속도로 물류인프라 구축(構築)에 노력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의 상태가 다소 불편한 점이 있더라도 중앙이나 지방정부가 정책적으로 물류 문제를 개선 할 확실한 계획이 있는 지역을 선정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다. 3) 인재의 확보가 용이한 지역 “人事가 萬事 ” 라는 말은 중국사업에서도 해당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은 13억이라는 인구가 있으나 막상 기업에 꼭 필요한 인재를 확보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양질(良質)의 노동력이 필요한 업종은 진출지역에 대한 인력 채용구조와 그들의 근무태도나 문화 등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검토가 이루어 져야 한다. 약간의 급여 차이에 따라 이직(離職)을 수시로 하는 문화를 가진 지역이 있는가 하면 철밥통 개념으로 입사하는 사상(思想)을 가진 사람들이 혼재해 있는 곳이 중국이라는 곳 임을 명심 할 필요가 있다. 한가지 언급하고 싶은 것은 특히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에게 두드러진 현상으로 경쟁업체 혹은 한국투자기업에서 키워놓은 직원을 스카우트 함으로서 상대편 기술을 빼내서나 임금을 올려놓아 우리 진출업체끼리 화합하지 못하고 불편한 관계로 지내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투자지역 인근에 고등기술학교나 전문대학 등이 있다면 장기적 안목으로 학교와 자매 결연을 맺고 실습장소(實習場所)를 제공하거나 장학금(奬學金) 등을 제공 함으로서 유대(紐帶)를 강화하여 장기적으로 인력을 충원(充員)할 수 있는 루트를 개발 할 수 있는 환경과 전략이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이다. 4) 인프라의 체크 최근 중국의 에너지 사정은 상당히 악화되어 지역에 따라 예고 없이 단전(斷電)이나 단수(斷水)가 되어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 항만, 도로, 비행장, 전기, 전화, 인터넷 전용선 등의 기본적 인프라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세밀하게 체크 하여야 한다. 진입도로의 자비건설(自費建設) 혹은 엄청난 전기 증용비(增容費 )등 생각지도 않은 비용이 드는 경우가 발생 할 수도 있음을 주의 해야 한다. 이미 중국정부는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공해배출(公害排出) 업종은 진입에 상당한 제한을 가하고 있다. 투자를 유치하는 분야의 공무원들은 별문제 없는 듯이 이야기 하지만 막상 공장을 건설하여 가동 할 시점에 환경오염(環境汚染)을 관할하는 기관의 검사를 반드시 받도록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투자액의 수배에 가까운 엄청난 오폐수(汚廢水) 처리시설을 요구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만약 진출기업이 정부의 요구에 앞서 오염 물질의 배출이나 공기오염의 원인을 사전에 제거(除去)하는 설비를 한다면 지방정부로부터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진출지역에 대한 의사결정 전의 인프라의 체크는 투자지역의 선정의 기본중의 기본이 아닐 수 없다. 5) 정부의 우대정책(優待政策)과 인허가수속(認許可手續)의 편리함 중국 진출을 하려고 여러 가지 사항을 검토하다 보면 중앙정부 혹은 지방정부로부터 인허가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다행스럽게도 정부의 우대 정책이 시행되고 있거나 장려업종(奬勵業種)이라면 수속에 별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업의 수익성이 높은 항목이나 업종에는 까다롭게 장벽을 쳐 놓고 정부와 꽌시(關係)가 있는 인사에게 특혜 인허가를 해주고 뒷돈을 챙기는 일들이 적지 않다. 이런 경우에는 이 방면(方面)에 있어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국의 지인이나 인맥(人脈)을 통하면 사업상의 특혜(特惠)를 받을 수 있다. 진출 고려 지역에 친밀한 관계의 인사가 있다는 것은 먼저 심정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요인이 된다. 투자지역에 역량 있는 인사가 있고 정부의 우대정책에다가 복잡한 인허가 수속의 편의를 받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錦上添花)가 아닐 수 없다. 투자 후에도 이러한 좋은 관계가 유지 된다면 어려움이 발생하더라도 해결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도움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고 보답하는 성의를 보여야 관계는 오래간다. 6) 현지 방문과 사전조사 중국투자 검토 지역이 선정되면 현지방문을 통하여 확인하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사전 자료나 소개를 통하여 모으고 들은 내용들을 정리하여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현장으로 가서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뜻이다. 물론 현지의 사정에 정통(精通)한 전문조사 기관이 있다면 자체 조사와 병행하여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된다. 객관적으로 평가 할 수 있다는 장점 이외에도 회사에서 미처 검토하지 못한 문제를 발견할 수 있고, 잘못을 사전에 수정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현재 중국에 관한 정보와 자료는 넘쳐나고 있다. 그리고 중국현지에는 KOTRA, 한국수출입은행, 무역협회, 대사관 경제과, 중소기업진흥공단, 재중한국상회, 재중한국인회, 각 은행지점 등 한국기업의 중국진출과 투자에 도움을 주는 기관이 적지 않다. 이런 우리의 중국진출 공공 기관만이라도 제대로 활용하여 자료를 수집하고 조언을 듣는 것 만으로도 자료 수집 측면에서는 충분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현재 중국에 진출해 있는 도움을 주는 공공기관 근무직원들은 상당한 노하우를 체득한 중국 전문가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전문가 집단으로부터 거의 무료에 가까운 비용으로 양질의 자료를 활용 할 수 있으나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고 하니,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다. 중국 어느 지역을 가더라도 현지에 진출한 우리의 기업들이 있다. 먼저 진출한 우리기업들로부터 현지 사정을 듣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생각된다. 부디 중국진출선배들이 겪은 실패를 똑 같이 반복하는 어리석음을 면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 전경련 중소기업경영자문단 자문위원 조평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