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大·中企 상생，‘자발적 분위기’가 중요 [파이낸셜뉴스 2006-08-17 17:27] 비정규직 근로자의 역량 개발을 위해 5년간 300만원까지 훈련비를 지원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연구개발(R&D)을 지원하거나 놀리는 설비를 이전하면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도 검토된다. 정부가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 차원에서 올 하반기에 추진키로 한 40개 과제 가운데 일부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을 위한 이 정부의 노력은 그 꾸준함이 돋보인다. 이번 대책은 어제 열린 제1차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위원회에 보고된 내용이다. 앞서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5월 하순 대기업 총수들을 만나 상생 협력을 당부한 바 있다. 이번 대책은 그 때 발표된 계획을 좀더 구체화한 것이다. 상생 협력의 취지에 반대할 사람은 없다. 대·중소기업 간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공생을 모색하자는 데 누가 이론을 제기하겠는가. 문제는 좋은 취지가 좋은 결과로 나타나려면 그만한 인센티브가 주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지원하면 그에 상응하는 반대 급부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지난 5월 청와대 회의에서 삼성·현대차 등 30대 그룹은 올해 상생 협력에 지난해보다 31% 증가한 1조36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같은 계획이 100% 현실로 나타나려면 정부가 과감한 세제상의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일부에서는 대·중소기업 간 상생을 정부의 ‘압력’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미 대기업들은 경영의 본질과는 거리가 먼 사회공헌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민간기업에 미칠 영향에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상생’의 깃발 아래 등을 떼미는 정책은 오래 갈 수 없다. 진실로 정책의 지속성을 바란다면 대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나설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 이익 창출을 지상명제로 삼는 기업인들에게 자선가의 손길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