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출신 CEO, 中企에 경영노하우 전수 [국민일보 2007.03.14] 경기도 안성 제1공단에 있는 자동차부품사 ㈜동아정기는 2004년 초 회사가 부도로 법정관리에 놓이는 위기에 빠졌다. 이 회사는 그러나 2006년부터 빠르게 위기의 터널을 벗어나고 있다. 동아정기의 위기 극복 과정에는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 ‘과외 선생님’의 힘이 컸다. LG, 기아, KTB네트워크 등에서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던 5인조 과외교사들이 1년간 경영코치를 한 덕분에 2005년 8억7000만원에 달했던 이 회사 매출 손실은 지난해 2억5000만원으로 줄었고 내년에는 흑자전환도 바라보고 있다. 대기업 퇴역 CEO 및 임원들이 중소기업의 과외선생으로 맹활약을 하고 있다. 대기업에서 쌓아온 관록의 경영 노하우를 중소기업에 전수해 성과가 크게 나면서 중소기업인들의 수요도 늘고 이들을 연결해주는 프로그램도 인기를 끌고 있다. 동아정기와 경영 과외교사를 맺어준 곳은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협력센터다. 이 센터에는 전직 대기업 및 중소기업 CEO 출신들로 구성된 80여명의 자문단이 무료 봉사하고 있다. 동아정기가 1년간의 자문(멘토링) 신청을 한데 대해 오세희 전 LG홈쇼핑 사장, 마규하 전 기아기공 부사장, 심항섭 전 KTB네트워크 사장을 비롯한 5명의 경영고문이 자금, 노사관계, 기술개발, 경영혁신, 마케팅 등 각각의 전공을 살려 집단 코치해준 덕분에 이 회사는 중환자실에서 벗어나 회복실에서 퇴원을 기다리고 있다. 중소기업 경영코치로 대기업 CEO 출신들이 인기를 끄는 것은 중소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스템화되고 경쟁력 있는 대기업 경영 노하우를 접목할 수 있어서다. 오세희 전 LG홈쇼핑 사장은 14일 “중소기업은 사장이 원맨쇼하듯 경영하는 경우가 많아 조직원과 함께 가는 공유리더십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상대적으로 경영환경 변화에 둔감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도 부족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영의식을 심어주는 데 주력했다”고 지적했다. 경영 과외교사들의 자질도 중요하다. 경영방식에 대한 코치의 건전한 비판이 있을 때 이를 수용하기보다는 “우리 사업을 몰라서 하는 소리”라고 묵살해버리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협력센터도 자문단을 구성할 때 대기업 임원 및 중소기업 대표이사 5년 이상 재직 등 자격요건을 엄격히 하고 있다. 중소기업인들의 과외 수요도 늘고 있는 추세다. 전경련 중기협력센터에는 2005년 자문단 발족 이후 839개 업체에서 총 2295건의 자문을 의뢰했으며 6개월∼1년 자문을 해주는 ‘멘토링’의 경우 13개 회사가 마쳤으며 현재 39개 회사가 진행 중이다. 중기협력센터 관계자는 “지속적인 자문활동이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손영옥 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