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R&D·설비 中企 지원땐 세제 혜택 [파이낸셜뉴스 2006-08-17 16:57]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연구개발(R&D)을 지원하고 유휴설비를 이전해주는 데 대해 세제지원을 해주는 방안이 추진된다. 또 카드나 쿠폰 형식으로 비정규직 근로자에게 5년간 최고 300만원까지 훈련비를 지원하는 근로자 직업능력개발카드제가 도입된다. 정부는 17일 정부중앙청사에서 한명숙 국무총리와 조동성 서울대 교수 공동 주재로 ‘제1차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추진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하반기 상생협력 추진계획을 마련했다. ■상생협력 추진 과제 40개 제시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이 이날 보고한 추진계획에 따르면 카드나 쿠폰 형식으로 비정규직에게 1인당 1년간 100만원, 5년간 300만원 한도에서 훈련비를 지원하는 근로자 직업능력개발카드제가 도입된다. 훈련과정은 본인이 직접 선택할 수 있다. 4·4분기에 6000명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한 뒤 내년에는 2만명에게 217억원을 지원, 본격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대기업이 신용보증기금이나 기술신용보증기금에 일정액을 출연하고 이를 재원으로 대기업 협력업체에 자금을 지원하는 수급기업투자펀드에 대해서도 출연 대기업에 대한 세액공제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토록 제도를 개선할 방침이다. 펀드 지원대상도 1차 협력업체에서 2·3차 협력업체로 확대된다. 정부는 또 지난 2002년 일몰 폐지된 대기업의 중소기업 R&D 지원과 유휴설비 이전 등에 대한 조세특례 지원의 부활도 추진, 하반기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에 반영키로 했다. 이와 함께 대·중소기업이 공동의 혁신활동으로 발생한 성과를 나누는 성과공유제의 확산을 위해 성과공유제를 도입한 공기업에 대해서는 수의계약도 허용할 방침이다. 부품소재 R&D 기획에서 개발·구매까지 대·중소기업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공동기술개발 사업도 확대된다. 정부는 상반기 16건(205억원)에 이어 하반기에는 45건(923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대·중소기업 공동 R&D 과제에 2600억원을 우선 지원하고 기술 공유시 입찰가점 등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대기업 근로자 중심으로 운용되고 있는 사내근로복지기금 조성과 사용 범위도 현재의 사업장 단위에서 협력업체, 하청업체 근로자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아울러 정부는 공정한 하도급거래 질서 확립을 위해 하도급 벌점이 많은 업체에 대해서는 국가 R&D 과제 선정을 위한 평가에서 감점을 주고 기술자료 임치제도 활성화를 위해 사업자 선정시 기술자료 임치 기업을 우대토록 기술성평가기준을 개정할 방침이다. ■기업들, 자율 아닌 강제상생 정부의 다양한 상생협력 추진 방안에도 정작 기업들의 반응은 떨떠름하다. 상생협력은 자발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것인데 ‘정부가 주도하는 상생협력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정부가 상생협력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지만 정작 기업들의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지금과 같은 정부 주도의 상생협력은 진정한 상생협력과는 거리가 멀다”고 꼬집었다. 노무현 대통령도 지난 5월 ‘상생협력 보고대회’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상생협력은 자율적·자발적으로 추진돼야 한다”면서 “정부의 강요에 의해 추진하면 장기적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재훈 산자부 산업정책본부장은 “상생협력의 원칙은 기업간 자율적인 추진”이라면서도 “추진계획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기업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불가피하게 약간의 강제적인 조치들을 담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상생협력 추진 방안에 대해 부처간 이견 조율이 끝나지 않았다는 점도 정부 정책의 신뢰도를 깎아내리는 부분이다. 유휴설비 이전에 대한 손금산입 허용과 관련, 주무부처인 재정경제부는 “실무 차원에서 이제 협의를 시작했고 아직 어떤 방향으로 결정할지 불투명한 상황”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정부는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상생협력위원회를 개최하고 원활한 위원회 운영을 위해 산자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실무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 blue73@fnnews.com 윤경현기자